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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우문고 읽기

윤동주 시집 [범우문고019]

by 최용우 2022. 8. 23.

윤동주 시집 [범우문고019]

 

<독서일기>

범우사에서 가장 많이 팔린 책은 압도적으로 <무소유>가 1위이고 그 다음이 <윤동주 시집>이라고 한다. 그러나 <무소유>는 절판. 법정이 입적하면서 자신의 이름으로 책을 내지 말라고 유언해서 이제 출판되지 않는다. 그러나 윤동주는 그런 말 한적이 없으니 앞으로도<윤동주 시집>은 계속 나올 것이다. 아마도 때가 되면 <무소유>를 뛰어 넘겠지?

참 좋다. 윤동주의 시. 진정 스러져가는 별처럼 나약했지만 순수한 마음으로 나라를 사랑했던 시인, 그의 <서시>와 <별 헤는 밤>은 교과서에 실려 해마다 수험생들이 열심히 '분석'(?)하는 국민시이다. 

 

계절이 지나가는 하늘에는

가을로 가득 차 있습니다.

 

나는 아무 걱정도 없이

가을 속의 별들을 다 헤일 듯합니다.

 

가슴 속에 하나 둘 새겨지는 별을

이제 다 못 헤는 것은

쉬이 아침이 오는 까닭이요,

내일 밤이 남은 까닭이요,

아직 나의 청춘이 다하지 않은 까닭입니다.

 

별 하나에 추억과

별 하나에 사랑과

별 하나에 쓸쓸함과

별 하나에 동경(憧憬)과

별 하나에 시와

별 하나에 어머니, 어머니

 

어머님, 나는 별 하나에 아름다운 말 한 마디씩 불러 봅니다. 소학교 때 책상을 같이했던 아이들의 이름과, 패(佩), 경(鏡), 옥(玉) 이런 이국 소녀들의 이름과, 벌써 아기 어머니 된 계집애들의 이름과, 가난한 이웃 사람들의 이름과, 비둘기, 강아지, 토끼, 노새, 노루, '프랑시스 잠', '라이너 마리아 릴케', 이런 시인의 이름을 불러 봅니다.

 

이네들은 너무나 멀리 있습니다.

별이 아스라이 멀 듯이,

 

어머님,

그리고 당신은 멀리 북간도에 계십니다

 

나는 무엇인지 그리워

이 많은 별빛이 내린 언덕 위에

내 이름자를 써 보고,

흙으로 덮어 버리었습니다.

 

딴은, 밤을 새워 우는 벌레는

부끄러운 이름을 슬퍼하는 까닭입니다.

 

그러나 겨울이 지나고 나의 별에도 봄이 오면

무덤 위에 파란 잔디가 피어나듯이

내 이름자 묻힌 언덕 위에도

자랑처럼 풀이 무성할 게외다.  (독서일기-최용우)

<책소개>

서울대 권장 동서고전 200선 선정도서, 1985년 중고교생 독서 권장도서. 그의 유일한 시집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의 시상에서 그의 생활 체험은 지극히 순화되고 내면화된 특징을 드러내는 한편, 불행한 시대를 살아가는 청년 지식인으로서의 괴로운 시대고를 끝까지 회피하지 않으려는 정직성을 끊임없이 자기 확신하는 쪽으로 특성화 되어 있다.

 

<저자>윤동주

1917년 12월 30일 윤영석과 김룡의 맏아들로 태어났다. 1941년(25세) 자선시집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를 77부 한정판으로 출간하려 했으나 뜻을 이루지 못했다. 1943년(27세) 독립운동 혐의로 검거되고 작품, 일기가 압수되었다. 1944년(28세) 후쿠오카 형무소에 투옥되었다. 1945년(29세) 해방되기 여섯 달 전, 2월 16일 큐슈 후쿠오카 형무소에서 숨을 거두었다.

 

<차례>

1. 자화상 - 서시 外 37편

2. 별 헤는 밤 - 별 헤는 밤 外 35편

3. 오줌싸개 지도 - 오줌싸개 지도 外 34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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